'Artlier./Essay.'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8/05/13 단청연화 훼미리마트 삼각김밥과 샌드위치에 관한 보고서.
  2. 2007/01/12 단청연화 막장인간 박장수. (2)
  3. 2007/01/10 단청연화 동물원의 호랑이.
  4. 2007/01/06 단청연화 복권방에서 만난 노인.

제천Life.

훼미리마트 삼각김밥+샌드위치 보고서.

2008년 4월 30일. 야간근무이기에 14시까지 푹 자고서 배가 고픈 것을 느꼈다. 대충 씻고 밖으로 나와 역 앞 훼미리마트를 가려다 거기서는 팔지 않는 세제류(물론 편의점에서 세제는 팔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팔지 않고 있었다)를 사기 위해 중앙시장에 있는 마트로 갔다. 직원이 추천하는 것보다 약 800원 가량 싼 동일한 녀석으로 사고(용량차이가 있었지만 곧 군대 갈 어린이라 뭘 쓰던지 남는다) 마트를 나섰다. 다시 배가 고픈 것을 느끼고 있을 때, 현재 제천Life 중의 주식인 훼미리마트 삼각김밥과 샌드위치를 사기 위해 훼미리마트 중앙시장점으로 갔다. 불현듯 '훼미리마트 삼각김밥과 샌드위치를 제패해보자!' 라는 쓸 데 없는 생각이 들어 그 생각을 지지하기로 했다. 진열되어 있던 7개의 삼각김밥과 2개의 샌드위치, 그리고 전지현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17차를 구입했다.
그리고 서식처로 돌아와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10화를 보며 먹기로 했다.

왜 하필 훼미리마트인가? 대답은 간단하다. 제천 편의점은 훼미리마트가 킹왕짱이다.

먼저 게맛살 샐러드 샌드위치(1,700원). 머스터드와 케첩으로 추정되는 소스를 각각의 빵에 바르고 안에 햄, 게맛살 샐러드, 치즈를 끼워넣었다. 케첩맛만 난다.

다음 참치마요 샌드위치(1,700원). 삼각김밥의 스테디셀러, 참치마요네즈를 생각하고 구입하면 오산이다. 양상추, 햄, 참치마요 샐러드가 들어가 있는데 이 샐러드에 옥수수와 오이피클이 들어가 있다. 먹으면 참치랑 피클만 씹히는 것 같다.

이제 삼각김밥으로 넘어와서,

뉴돈까스(700원). 돈까스가 들어있다. 뎁혀먹어야 맛이 날 것 같다. 노다메가 아무것도 안먹고 콩쿨 연습을 하고 있다.

매콤갈비맛(700원). 갈비로 추정되는 붉은양념고기가 들어있다. 맛없다. 슬슬 배부르기도 하고. 에토 교수가 머리를 쥐어 뜯고 있을 때 노다메 머리에서 김이 난다.

순창고추장비빔(700원). 안은 온통 시뻘겋고 간간히 고기 비스무리한 게 씹힌다. 그런데 안맵다. 매워야 하는 거 아냐? 노다메가 고열로 쓰러진 상황에서 꿈을 꾼다.

뉴고소한베이컨참치(700원). 진짜 맛없다. 살짝 신 맛도 나고. 참치마요네즈와는 전혀 다른 물건. 연습하는 노다메에게 유우토가 다가와 이죽거린다.

배불러서 휴식(休食)시간. 콩쿨 대회장 에토 교수 뒷자리에 앉은 사람 안어벙 닮았다. 10화 다 보고 최종화인 11화로.

뉴양념숯불갈비맛(700원). 그냥 먹으니 맛없다. ...왠지 배불러질수록 전부 맛이 없게 느껴지는 것 같지만, 기분탓일거다. 이것 역시 뎁혀먹는 것이 좋을 것 같다. 11화 중간광고가 나오고 있다.

11화 끝. 바로 노다메 칸타빌레 인 유럽을 보려고 했지만 중간에 근무를 나가야 하니 그만두기로 했다. TV를 켜니 소녀시대가 나온다. 하악하악.

숯불맛데리치킨(700원). 이름이 이게 맞는지 모르겠다. 확인하기 전에 뜯고서 먹었다. 음... 얼른 17차를 마시자.

화끈불갈비맛(700원). 재료는 아마 김. 밥. 그리고 양념일 것이다. 고기가 안씹힌다. 어쨋든 이걸로 사온 건 전부 먹었다.

2시간이 넘는 식사를 끝마쳤다. 오늘의 처음이자 마지막 식사다. 특히 밥은 더 이상 먹고 싶지 않다. 결론. 저거 다 사서 먹을 돈 있으면 세 끼 제대로 된 음식을 먹자.


추가.
삼각김밥 2개를 묶어 1,200원에 파는 게 있다. 역시 훼미리마트 이야기. 이렇게 묶음으로 파는 것은 김치제육볶음과 고추장쏘야, 치킨마요네즈와 소고기참치(이건 이름이 확실치 않다). 아침으로 - 위의 보고서를 쓴 다음 날 아침으로 이 묶음을 먹어보았다.

김치제육볶음. 제육덮밥의 그 제육볶음을 생각하면 상심한다. 돼지고기 넣은 김치찌개에서 돼지고기 몇 점이랑 김치를 건져서 꼭 짜낸 것 같은 속이 들어가 있다. 밥과는 대충 맞는 듯 하다.

고추장쏘야. 분명 고추장 쏘야(소시지야채볶음)다. 내가 잘못 본 것이 아니다. 그런데 왜 양념은 고추장이 아니라 케첩으로 느껴지는 걸까? 그리고 야채는 어디 갔을까? 케첩 쏘볶이다. 속지 말라.

치킨마요네즈. 치킨마요네즈가 맞을 것이다. 배고파서 확인 안하고 뜯었다가 나중에 쓰레기봉투 뒤적거린 것은 우리만의 비밀로 하자. 참치마요네즈를 기대하거나 한솥도시락의 치킨마요를 기대하면 큰일난다. 당근마요네즈다. 당근만 보이고 당근만 씹힌다. 조금 느끼하고 시다.

소고기참치. 뻘건 양념이 된 실고기(...)가 들어있다. 생각보다 맛있다. 속의 정체는 사실 모르겠다.

이상으로 보고서 끝. 마트에서 파는 토마토 1개 가격이 삼각김밥이랑 비슷하다. 이젠 토마토를 먹어야지.

2008/05/13 14:39 2008/05/1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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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인간 박장수.

Artlier./Essay. 2007/01/12 22:15 단청연화
 나는 소위 찌질이인 자들을 몇 알고 지내는데, 그 중 가장 찌질한 사람이 바로 나다. 이건 오늘 있었던 이야기.

졸업예정증명서와 성적증명서를 뗄 일이 있어서 오전에 동사무소를 찾았다. 팩스 민원 신청서를 작성하고서 제출했더니 오후 세 시 이후에 오라고 한다. 오래 걸리는 거야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려다 마음이 바뀌어서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다 세 시 반 쯤에 동사무소에 다시 찾아갔다.
졸업예정증명서와 성적증명서를 발부받고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복권방에 들렀다. 금요일, 농구토토 스코어의 마감일이기 때문이다. 일전에 뵈었던 어르신이 계시길래 인사를 하고서 농구토토 스코어를 구입하고 복권방을 나섰다. 이 때가 약 오후 네 시.
집으로 돌아와서 컴퓨터를 하다가 문득 그 서류들이 생각나 방을 뒤졌더니, A4용지라고는 온라인 게임을 쉽게 하기 위해 지도를 출력해놓은 것 뿐이었다. 아뿔싸, 복권방에 그 서류들을 놓고 왔구나. 뒤늦게 깨닫고서 집을 나선 것이 약 오후 여덟 시 반.

복권방으로 향하는데 화는 안나고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 낄낄, 나 진짜 막장이구나. 복권방에 가서 아주머니께 인사하고서 무언가를 놓고 갔다고 말하니 카운터 뒤쪽 수납장에서 그 서류들을 건네준다. "중요할 거 같아서 보관하고 있었어. 아니, 이런걸 놓고 가면 어떻게 해" 라는 아주머니의 말씀에 그저 실실 웃으면서 고개만 끄덕였다. 마침 손님 한 분이 카운터로 왔기에,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라고 말하고선 복권방을 나왔다.

그리고 나는 복권방을 나오자마자 친구들 몇 명에게 이 이야기를 문자로 보냈다. 그리고 집으로 바로 가기 뭐해서 다시 서점에 가는 동안 또 낄낄대며 웃었다.

그리고 또 친구들에게 문자로 보내지 않은 이야기. 맨 처음 복권방에서 나올 때 졸업예정증명서와 성적증명서는 놓고 나왔지만, 토토신문 만큼은 잊지 않고 챙겨서 나왔다. 아, 제대로 막장이다.


사족. 구입했던 농구토토 스코어는 앞의 2경기가 전부 빗나가면서 물건너갔다.
2007/01/12 22:15 2007/01/12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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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의 호랑이.

Artlier./Essay. 2007/01/10 11:54 단청연화
 최근에 동물원에 갔던 때가 몇 달 전 친구인 알카리가 럽툰을 보러 서울에 왔을 때이다. 오전 중에 만나 럽툰 시작 - 오후 네 시 반 쯤으로 기억한다 - 전까지 같이 놀기로 했는데 서로 별다른 계획을 세운 것이 없어 정작 만나고선 뭘할까 고민하다가 어린이 대공원에 가기로 했다.
대공원 안의 동물원을 한 바퀴 빙 둘러 보았는데, 코끼리, 곰, 사자, 호랑이가 있는 우리는 다른 동물의 우리와 조금 달랐다. 철망 없이 탁 트였고, 우리와 관중 사이엔 커다란 구덩이가 있었다.

"탈출 못하게 이렇게 파놨나 봐."
나와 알카리 옆에서 곰을 구경하던 아주머니들이 자기들끼리 그런 이야기를 했다. 탈출하려면 구덩이를 뛰어넘어야 하는데 그리 못하기 때문에 탈출할 수 있다는 이야기 같았다. 정말 이 구덩이를 뛰어넘지 못할까.
호랑이를 봤다. 한 놈은 우리 바닥에 널브러진 채였다. 자는 것 같지도 않은데 움직임 없이 그렇게 널브러져 있었다. 다른 한 놈은 멀뚱이 서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얼굴이 흐리멍텅했다. 좁은 철망 우리에 갇혀 있던 재규어가 훨씬 생기에 차 있었다. 게으른 고양이. 이 구덩이의 폭이 반으로 줄어도 넘지 못할 거다.

오늘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을 읽었다. 주인공인 조제와 츠네오가 동물원에서 호랑이를 구경한다. 소설 속의 호랑이는 광기 어린 눈을 가지고 사람을 향해 포효했다. 어린이 대공원의 그 호랑이가 생각났다.
2007/01/10 11:54 2007/01/10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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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방에서 만난 노인.

Artlier./Essay. 2007/01/06 21:50 단청연화
 일주일 쯤 전에 토토를 하러 복권방에 갔었다.
복권방에 들어가 주인 아주머니께 인사를 하고 토토 용지가 비치된 탁자 쪽으로 눈을 돌리니 마침 어느 노인 한 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자리에 앉아 프로토 용지 몇 장을 뽑아 기입하고 농구토토 스코어 용지를 뽑아 기입하려는데 아까 그 노인이 내 자리로 와서 뭔가 떨어뜨린 물건을 찾는 것처럼 내 주위를 돌며 탁자 밑을 살핀다. 좀 더 잘 살펴보라는 마음에 자리에서 일어났더니 비게 된 자리에 앉으며,

"옆에 의자 있으니까 그거 꺼내서 앉아요."
라고 말한다. 순간 당황했지만 원래 이 노인 자리였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만 보고 복권방을 떠나는 것이라 착각한 내가 실수한 것이라 생각하며 옆자리에 앉았다. 농구토토 스코어 단식 용지에 한 게임 기입하고 있으려니 그 노인의 시선이 느껴진다. 기입을 다 하고 한 게임 더 기입하려는데 그 노인이

"허어, 대구랑 원주는 나랑 같네."
라고 한다. 나는 기입하려는 것을 멈추고

"원주야 죽 득점이 적었고 대구도 요 몇 경기 점수가 낮았으니까요."
라고 대꾸했다.

"그래, 대구가 요즘 부진했지. 그런데 창원이랑 인천은 나랑 다르구만. 이놈들은 점수 높게 나올거야."
나는 창원과 인천의 점수대를 각각 70으로 골랐는데 딱히 분석을 해서 고른 게 아니고 그저 감으로만 골랐던 터라 딱히 대꾸할 말이 없어 웃기만 했다. 그러자 노인은

"아 글쎄, 이번에 이놈들 많이 넣을 거라니까. 이거 좀 봐."
라고 말하며, 자신이 직접 만든 자료집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자료를 조목조목 짚으며 창원과 인천이 고득점이 나오는 이유를 설명하더니, 뒤이어 농구토토 스코어 이전 회차 1등 적중한 사람이 어떻게 1등에 적중되었는지, 축구토토 승무패에서 다섯 경기가 빗나가 아쉬웠다는 이야기, 농구토토 스코어와 매치에서 아깝게 빗나간 이야기 등을 죽 이어나갔다. 나는 그저 약간 굳은 미소로 "네, 네"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고만 있었다.

시간이 좀 지나 노인이 KBL 선수들에 대해 쓴소리를 늘어놓고 있는 중에 나와 노인 맞은 편에 앉아 있는 중년 남자가 자신이 구입한 농구토토 스코어 영수증을 노인에게 보여주었다.

"자동선택인데 한 번 봐."
노인은 이야기를 하다 말고 그 남자의 영수증과 자신의 자료집을 번갈아 바라보며 분석했다.

"어이, 이거 되겠는데."
"되긴 뭐가 돼. 아저씨가 결과를 어떻게 알아?"
"아, 글쎄 된다니까. 자동선택이라고? 굉장히 잘 나왔는걸. 나도 하나 해봐야겠다."
그리고 노인은 농구토토 스코어 용지 한 장을 뽑아 계산대로 갔다. 난 그 사이에 농구토토 스코어 세 게임과 프로토 한 게임을 더 기입하고, 계산대에서 자리로 돌아오는 노인을 지나쳐 계산대로 갔다. 계산을 끝내고 영수증을 받아들고서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복권방을 나섰다.

서점에 가서 이런저런 책을 한참동안 뒤적이다가 만화책 두 권을 사고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 복권방 앞에 섰다. 유리문 너머로 복권방 안을 바라보니 모두 떠난 탁자에 그 노인 혼자 남아 구부정하게 앉은 모습으로 컴퓨터용 싸인펜을 끄적이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돌리고 잠시 가만히 서 있다가 다시 집으로 향했다.
2007/01/06 21:50 2007/01/06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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